때로는 주변 환경이나 뜻밖의 변수로 인해 원하던 일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많은 이들이 목표를 향해 노력하지만 그 수많은 목표가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 부딪히며 어떤 이는 목표를 실현하고 다른 이는 실패의 쓴 잔을 맞본다. 성공과 실패는 개개인의 일을 떠나 다른 이와 사회에 영향을 준다.
이창한 저자는 ‘사람과 사회를 찾아서’를 통해 자기 자신을 넘어 사회에 대한 성찰을 할 것을 주문한다. 세상살이에 대한 처세술이지만, 그동안 수많은 도서가 말해 온 자기계발을 넘어 사회계발을 언급한다.
31년 넘게 공직에 몸 담았던 저자다. 정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해오면서 사람과 사회의 속성과 관계에 주목해 온 그다. 결코 짧지 않은 공직생활에서 얻은 경험 위에 사회학과 정치·경제학적 지식까지 전문적으로 녹여냈다.
책은 삶의 의미와 인간의 욕망이 펼쳐내는 다양한 모습, 그리고 그런 욕망이 모여 구성한 사회의 정체를 파악하고자 한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행동을 용인하고 거부하는 군집의 모습을 하나하나 그려나가면서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조명한다.
저자는 본인에 대한 성찰도 중요하지만 소속된 사회가 갖고 있는 관념과 문화, 규칙 그리고 서로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변화하는 시간과 공간 속에 표류하는 인생을 살게 된다고 역설한다. 사회는 복잡한 미로이고 제대로 된 길을 찾으려면 사람과 사회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삶은 운전과 비슷하다. 본인의 운전실력과 법규준수 등이 중요하지만 내 차만 잘 간다고 해서 사고가 발생하지 말란 법은 없다. 운전하는 내내 신호를 보고 주변에 있는 차량을 확인하고 그들과 호흡하듯 속도를 맞추며 나아간다. 때로는 저 멀리 차량의 움직임을 보기도 하고 교통방송을 듣기도 한다. 전체적인 교통 흐름을 파악하는 과정은 마치 우리가 사회를 알아가고 적응하며 사는 것과 비슷하다.
국가의 정체, 그리고 국가와 개인 또는 국민의 관계,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사회의 특징 등 저자가 다루는 방대한 주제를 꿰뚫는 하나의 가치는 사람과 사회의 보다 나은 관계 정립이다.
개인 역량이 뛰어나도 사회적 제도와 국가의 틀이 받쳐주지 못하면 역량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 권위적인 국가·사회에선 개인의 책임만 강조되고 강요된 획일적 교육을 받으며, 정해진 틀 밖의 행위는 반대와 탄압의 대상이 된다. 지금 우리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맹목적인 복종을 요구하고 개인을 관리하는 국가에서 창의를 찾기란 쉽지 않다. 통제가 아닌 개인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사회가 필요하다. 개인과 사회관계의 성찰 다음은 올바른 관계 형성을 위한 행동이다. 사회 속에 개인이 묻힐 수 있지만 그 사회를 구성하는 것도 개인인 만큼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
책은 개인의 욕망 실현과 이를 조절하는 사회의 자세, 발전하는 사회의 바탕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나왔다. 저자는 ‘지금 당장 어떻게 하자’는 식이 아닌 미래를 향한 ‘새로운 외침’을 이야기한다. 개인의 의지가 반영된 능동적인 사회로 가는 길은 자신과 사회에 대한 성찰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